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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사색(칼럼)

[건강칼럼] 내 몸을 지탱하는 구조의 균형 – 근육과 뼈, 그리고 건강의 연결고리

by 바디 디자이너 2025. 4. 6.

건강하다는 것은 단순히 아프지 않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진정한 육체적 건강은 인체의 구조, 즉 뼈(bone)와 근육(muscle)이 해부학적으로 조화롭고 기능적으로 균형을 이루고 있을 때 비로소 완성됩니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205개의 뼈와 650개 이상의 골격근(skeletal muscle)은 마치 정교한 건축물처럼 서로 맞물려 균형과 움직임을 만들어냅니다.

중력선 위에 선 불안정한 존재, 인간

우리는 늘 중력(gravity)의 영향을 받으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기립한 자세에서의 인간은 해부학적 구조상 매우 불안정한 형태입니다. 따라서 근골격계(musculoskeletal system)가 안정되어야만 중력선 상에서 온전하게 서 있고, 움직이며,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것입니다.

미국의 정골의학 창시자 앤드류 테일러 스틸(D.C. Still)은 “모든 질병은 달라진 구조와 기능의 영향”이라고 하였으며, 이를 해부학적 이상(anatomical lesion)에 따른 생리적 불일치(physiological dysfunction)의 결과로 보았습니다.

즉, 구조와 기능의 통합 이상은 곧 질병(pathology)의 원인이 된다는 것입니다.

뼈와 관절, 단단함 속의 움직임

우리 몸의 뼈는 단순히 딱딱한 구조물이 아닙니다.

뼈는 장기(organ)를 보호하고, 자세를 지지(support)하며, 관절(joint)을 통해 움직임의 축(axis of motion)을 형성합니다.

관절은 활막성(synovial) 관절이 대부분이며, 그 안에는 관절연골(articular cartilage), 활액낭(bursa), 관절낭(joint capsule) 등의 조직이 존재하여 마찰을 줄이고 움직임을 원활하게 만듭니다.

관절은 근육의 수축과 신장에 의해 움직이며, 이로 인해 우리는 일상적인 모든 동작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구조의 무너짐이 만드는 병의 시작

중력의 지속적인 압박, 불균형한 자세, 근육의 비대칭적 사용은 관절에 스트레스를 가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관절 주변 연골이나 활액낭, 관절낭 등에 염증(inflammation)이 발생하며, 움직임의 제한(limited range of motion, LOM)이 나타납니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는 주변 연부조직인 근막(fascia), 인대(ligament), 혈관(blood vessel), 골막(periosteum)에도 영향을 주며 다음과 같은 2차적 질환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 관절운동제한 (joint hypomobility)
  • 유착(adhesion), 협착증(stenosis)
  • 순환장애(circulatory disorder)
  • 퇴행성 관절염(osteoarthritis)
  • 유착성 관절낭염(adhesive capsulitis, 일명 오십견)

결국 구조의 손상은 기능적 손상을 동반하며, 이는 만성 통증과 기능 저하로 이어집니다.

근육, 움직임 그 이상의 존재

근육은 단지 수축만 하는 조직이 아닙니다.

근육은 근막, 혈관, 신경과 복합적인 생리학적 관계를 가지며 항상성 유지에 핵심 역할을 합니다.

해부학적으로 근육은 위치와 기능에 따라 다음과 같이 구분됩니다:

  • 운동근(mobilizer muscle): 주로 천층(superficial)과 중층(intermediate)에 위치하며 관절을 움직이는 역할을 합니다. 저항성 운동(resistance exercise)에 반응합니다.
  • 안정근(stabilizer muscle): 주로 심층(deep)에 위치하며 관절을 안정화시키는 역할을 하며, 정적인 지지(static support)에 기여합니다. 유산소적 운동(aerobic movement)이나 기능적 트레이닝(functional training)에 반응합니다.

또한, 의학적으로 말하는 근육 개념은 골격근뿐 아니라 내장근(smooth muscle), 횡격막(diaphragm) 등의 근육성 기관도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신경, 혈관, 근육의 삼각관계

근육은 체성신경계(somatic nervous system)의 말단에서 신경전도(nerve conduction)를 통해 수축 작용을 하며, 혈관을 통해 산소와 영양을 공급받고 노폐물을 배출합니다.

심부에서 말초로 나아가는 신경과 혈관은 골격구조를 통과하며, 근육과 근막의 영향을 직접 받습니다. 이때 발생하는 문제가 바로 끼임 증후군(entrapment syndrome)입니다.

  • 근육에 의한 혈관 압박 → 혈관 끼임 증후군(vascular entrapment syndrome)
  • 근육에 의한 신경 압박 → 신경 끼임 증후군(nerve entrapment syndrome)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임상적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말초 감각 이상(paresthesia)
  • 사지 냉감(cold extremities)
  • 방사통(radicular pain) 및 저림
  • 피부 탄력 저하 및 혈류 부족
  • 근력 약화(muscle weakness)

이는 결국 자가항상성조절기능(homeostasis)을 저하시켜, 만성 피로, 자율신경실조증(dysautonomia), 만성 염증과 같은 복합적인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결론: 구조의 회복이 기능의 회복이다

근골격계의 구조가 바로 서야, 인체는 기능적으로 정상 작동할 수 있습니다.

건강이란 단순히 통증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구조와 기능이 조화롭게 작동하며 항상성을 유지하는 상태입니다.

정확한 해부학적 평가와 기능적 운동, 수기요법(manual therapy), 자세교정(posture correction)은 인체 스스로의 회복력을 활성화하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강력한 치료 접근입니다.

지금 거울 앞에 서서 스스로의 자세를 한 번 점검해보세요.

그 작은 관찰이 큰 건강의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보건학 박사  윤성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