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와 청소년들도 바른 자세가 중요하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하지만 왜 자세가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지 구체적으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죠.
그중에서도 등이 굽고 어깨가 둥글게 말리는 자세, 이른바 ‘둥근어깨 체형’은 단순히 보기 안 좋을 뿐 아니라, 몸속 장기의 움직임과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 알고 있나요?

간과 소화기관은 ‘공간’이 필요해요
우리의 몸속에는 **흉강(thoracic cavity)**과 **복강(abdominal cavity)**이라는 두 공간이 있습니다.
이 둘을 나누는 돔 모양의 근육이 바로 **횡격막(diaphragm)**이에요.
우리가 숨을 쉴 때, 이 횡격막이 아래로 움직이며 복부 장기를 부드럽게 눌러주는데, 이것이 마치 천연 마사지처럼 작용해요.
그런데, 등이 굽은 자세를 오래 유지하면 흉강과 복강의 전면 공간이 좁아져 간(liver)이나 위(stomach), 신장(kidney), 대장(colon) 같은 장기가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게 돼요. 이로 인해 소화불량이나 복부 팽만, 피로감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간도 ‘움직인다’? 네, 맞아요!
간은 몸속에서 가장 큰 장기 중 하나이고, 횡격막 바로 아래에 위치해 있어요.
우리가 숨을 쉴 때마다 간은 상하, 전후, 회전 방향으로 미세하게 움직입니다.
이 움직임은 ‘간을 잡아주는 인대(ligament)’들에 의해 조절돼요.
특히 중요한 인대 중 하나가 **관상인대(coronary ligament)**인데, 이 인대는 간의 뒷부분과 횡격막을 연결하고 있어요.
우리가 고개를 숙이거나 등이 굽으면 이 인대가 긴장돼 간의 움직임을 제한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간에서 이뤄지는 해독 기능이나 혈액 흐름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요.
간은 위장, 신장, 대장과도 연결돼 있어요
간은 단독으로 움직이지 않아요.
해부학적으로 간은 위, 신장, 대장, 십이지장, 식도, 하대정맥 등과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요.
따라서 간의 움직임이 제한되면 다른 장기의 움직임도 제한되어 기능적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간이 아래로 충분히 움직이지 못하면 위장이 눌리거나, 장의 운동이 저하되어 소화가 느려질 수 있어요.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변비나 복부 팽만감, 식욕 저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나쁜 자세가 만드는 순환의 문제
둥근 어깨와 구부정한 자세는 횡격막의 움직임을 막고, 복부 압력 조절을 어렵게 만들어 전신 순환에도 영향을 줍니다.
결국 신선한 산소와 영양분이 온몸에 전달되지 못하고, 정체된 피는 몸에 쌓이게 되죠.
특히 여성의 경우 복부 및 하체로 이어지는 혈류 흐름이 방해되어 냉증, 생리불순 같은 증상도 생길 수 있어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똑바로 서고, 어깨를 살짝 뒤로 당겨보세요.
- 깊고 천천히 숨 쉬며 배가 부풀었다 줄어드는 걸 느껴보세요.
- 스트레칭으로 복부와 등, 옆구리 근육을 부드럽게 풀어주세요.
이런 작은 습관만으로도 간과 횡격막이 자연스럽게 움직이고, 장기의 기능이 회복되며 건강한 몸으로 바뀔 수 있어요.
건강은 자세에서 시작됩니다.
지금 나의 호흡과 자세, 한 번 점검해볼까요?
바디디자인스쿨 윤성광 박사
'인체사색(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제 내 몸의 환경을 바꾸자!”– 건강은 나로부터, 그리고 환경으로부터 – (0) | 2025.04.10 |
---|---|
[인체사색-칼럼] 손목 움직임으로 얼굴을 관리한다고요?– 손목의 움직임과 안면 근막 시스템의 놀라운 연결성 – (0) | 2025.04.10 |
[건강칼럼] “씨 없는 과일, 성장촉진제… 아이들의 건강은 괜찮을까요?” — 내 몸의 환경을 바꾸는 작은 선택 (0) | 2025.04.09 |
[인체사색] 흉강, 호흡, 순환의 해부학 – 트레이너와 요가지도자를 위한 생리학적 접근 (0) | 2025.04.08 |
[인체사색] "몸의 중심이 흔들리면, 장기도 흔들린다?" (0) | 2025.04.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