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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칼럼] 좌우가 바뀌어 태어난다? 내장 역위증이라는 '또 하나의 정상'

by 바디 디자이너 2025. 4. 3.

사람의 몸은 매우 정교하게 설계된 구조입니다.
심장은 왼쪽, 간은 오른쪽, 위장은 왼쪽.
이처럼 장기는 정해진 위치에 존재함으로써 기능적 조화를 이룹니다.

하지만 태어날 때부터 심장, 간, 위장 등의 장기 위치가 좌우로 바뀐 경우도 있습니다.
이를 내장 역위증(Situs Inversus)이라고 합니다.


내장 역위증(Situs Inversus)이란?

내장 역위증은 선천적으로 심장, 폐, 간, 위장, 비장 등의 위치가 좌우 반전된 상태를 말합니다.

  • 간(liver)은 왼쪽에
  • 위(stomach), 비장(spleen)은 오른쪽에
  • 심장(heart)은 가슴 오른쪽에 위치합니다

이러한 구조적 반전은 다음과 같이 분류됩니다.

분류설명
전형적 내장 역위(total situs inversus) 흉부와 복부 모두 좌우 반전 (가장 흔함)
흉부만 역위(thoracic situs inversus) 심장만 오른쪽 (dextrocardia)
복부만 역위(abdominal situs inversus) 드문 형태

통계에 따르면, 전체 인구 중 약 7,000~8,000명 중 1명이 전형적 내장 역위,
심장만 우측에 있는 경우는 약 30,000명 중 5명 정도입니다.


해부학적 위치가 바뀌면 기능도 달라질까?

서양의학에서는 내장 역위증을 또 하나의 정상으로 간주합니다.
장기의 구조만 바뀌었을 뿐, 기능은 동일하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해부학적 위치가 바뀌면
운동역학(kinesiology), 호흡생리학(respiratory physiology), 에너지 흐름에 미세하지만 의미 있는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 심장이 오른쪽에 있다면 흉횡근(transversus thoracis)의 움직임 축이 달라집니다
  • 횡격막(diaphragm)의 좌우 비대칭은 호흡 시 폐 확장력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 간의 좌측 위치는 위의 확장 방향, 횡격막의 돔 구조, 복부 압력 분포 등을 바꿉니다

이는 단지 구조의 변화로 끝나지 않고,
복부 내 장기들 간의 인대 연결(tendinous/fascial connection)과
장기의 모빌리티(mobility)와 모틸리티(motility)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장기 간 리듬 변화와 에너지 흐름

간(liver)은 해부학적으로 신장(kidney), 식도(esophagus), 횡행결장(transverse colon)과
연결된 위치에서 상호 작용합니다.
이 장기들은 단순한 위치 관계가 아니라, 장기 간의 리듬과 파동(organic rhythm)을 공유합니다.

위치가 바뀐다는 것은 이 리듬의 방향, 강도, 텐션에도 변화를 줄 수 있습니다.

비록 서양의학은 이를 기능적으로 문제가 없는 상태로 보지만,
장기 리듬의 변형은 장기 기능과 전체 에너지 흐름(energetic flow)에 변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동양의학적 관점에서의 의문

동양의학에서는 경락(meridian)의 유주 경로가 정해져 있고,
장부간의 음양 관계 및 장부배열에 따른 기혈 흐름이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그렇다면 장기 배열이 역위된 사람에게도
기존 경락의 유주와 효과가 동일하게 작용할 수 있을까요?

예를 들어, 간경락은 좌측에서 기시하여 흐르는데
간이 우측에 위치한다면 기혈 흐름에 혼란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아직 이에 대한 한의학적 연구는 많지 않지만,
향후 기혈과 장기 위치의 상관성은 흥미롭고 중요한 연구 주제가 될 수 있습니다.


체형과 구조의 관점에서 다시 보기

간은 인체에서 가장 큰 장기입니다.
이 거대한 장기가 좌우 반전되어 있다는 것은
복부 중심의 무게 중심(balance), 골격 배열(posture), 관절의 정렬(alignment) 등에도
장기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즉, 인체의 구조를 단순히 ‘정상 vs 비정상’이 아닌,
유기체의 다양한 변이로 보는 관점이 더욱 적절합니다.


결론

  • 내장 역위증(situs inversus)은 드물지만 의미 있는 인체 구조의 하나입니다
  • 구조는 바뀌었지만 기능적으로는 정상 범주로 간주됩니다
  • 그러나 에너지 흐름, 장기 리듬, 체형·골격에 미치는 미세한 영향은 분명 존재할 수 있습니다
  • 인체를 단순히 해부 구조로만 보지 않고,
    하나의 유기체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