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의 망설임, 그러나 떠나길 잘했다


평일 퇴근 후, 창밖엔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주말도 아니고, 궂은 날씨에 망설였지만, 오랜만의 여유를 그냥 흘려보내긴 아쉬웠습니다. 짐을 간단히 챙기고, 전날 준비해둔 차박 용품과 먹거리를 넣고 홀통 유원지로 출발했습니다.
홀통에 도착하니 이미 몇몇 가족 캠퍼들이 자리를 잡고 있더군요.
비 덕분에 전체적으로 한적한 분위기, 그 또한 좋았습니다.
해가 지고 어둑해질 무렵,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소나무 아래 모래밭에 차량을 주차하고 도킹 텐트를 설치했습니다.
거센 바닷바람이 텐트를 흔들었지만, 그 바람조차도 지난 해외 일정의 스트레스를 씻겨주는 듯했습니다.

📍홀통 유원지 – 전남 무안군의 숨은 바다 보석
홀통 유원지는 전라남도 무안군 현경면 홀통리에 위치한 바닷가 캠핑 명소입니다.
‘홀통’이란 지명은 조선시대 물자가 모이던 ‘홀(忽, 빠름)’과 통하는 항구 ‘통(通)’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으며, 실제로 예부터 해양 물류와 어업이 발달한 곳이기도 합니다.
근처엔 염전도 많아 소금 생산지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이 유원지는 공식 야영장이 아닌 만큼 자연 그대로의 바닷가 풍경을 즐길 수 있으며, 특히 소나무숲과 모래 해변이 어우러진 차박 성지로 유명합니다.
백사장 위에 텐트를 설치할 수 있고, 수평선 너머로 일출도 감상할 수 있어 감성 캠핑지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 비 오는 밤의 바다, 그리고 따뜻한 한끼
도킹텐트 설치 후, 간단하게 저녁을 준비했습니다.
비 오는 날 들려오는 음악 소리, 바닷가를 배경으로 불빛을 밝힌 몇몇 캠퍼들. 그 사이, 나만의 조용한 공간에서 보내는 밤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됩니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한동안 아무 생각 없이 파도소리를 들었습니다.
밤새 바닷바람이 텐트를 흔들었고, 새벽 3시 반경 로프를 다시 고정하며 한 번 깼지만, 다시 잠들 수 있었던 건 바다의 포근한 숨결 덕분이었죠.


☀️ 아침 햇살과 함께하는 감성 한 끼
맑게 갠 하늘 아래, 소나무숲 사이로 내리쬐는 햇살에 눈을 떴습니다. 어제 남긴 저녁 잔재를 정리하고, 쌀을 씻고 돌솥밥을 지었습니다.
엄마가 보내주신 장흥산 꼬막무침, 김치찌개를 곁들여 먹는 아침은 그 어떤 호텔 조식보다 더 감동적이었습니다.


눈앞에는 해양 레포츠 마니아들이 바다 위를 가르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먹는 한 끼는 단순한 식사가 아닌, 삶의 낭만 그 자체였습니다.

🚙 홀통 유원지 차박 Tip
위치: 전라남도 무안군 현경면 홀통리
네비게이션 키워드: 홀통 유원지 또는 홀통 해변
시설: 공식 캠핑장 아님. 화장실 있음 (임시 간이식), 취사 가능, 쓰레기 되가져가기
차박 추천 구역: 바다 바로 앞 모래밭 소나무 아래
주의사항: 새벽 해풍이 강함. 텐트 고정 필수, 기상 변화 주의
https://maps.app.goo.gl/8XG3YX4qv9fwqFWf9 홀통 유원지
📝 마무리하며…
홀통 유원지에서의 하룻밤은 단순한 야영이 아니라 삶의 쉼표였습니다. 자연과 함께 숨 쉬며, 바다를 마주하고,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 때론 이렇게 예상하지 못한 작은 여행이 삶에 깊은 울림을 주기도 합니다.
홀통은 그런 공간이었습니다. 다음엔 별이 총총한 밤하늘 아래, 더 깊은 캠핑을 꿈꿔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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